청년들과 함께한 수련회

  3박 4일의 여정을 청년들과 함께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진 이번 수련회는 많은 시간을 청년들과 함께 보낼 수 있었다는 면에서 보람 있는 수련회였습니다. 수련회(retreat)의 의미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는 데 있습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다니는 여행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서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제주도의 자연 풍경과 깨끗한 공기를 누리는 것은 큰 특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수련회는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나누는 대화속에서 청년들 세대의 사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자연을 감상하기 보다는 스카트폰을 가지고 함께 게임을 하는 모습은 우리 세대에게는 낯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귐의 방식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저녁에는 펜션 주인의 배려로 제주 흑돼지 고기를 구워 먹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고기가 익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부장 집사님과 저는 고기 몇 점에 밥과 김치로 식사를 끝냈습니다. 청년들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끝까지 고기를 다 구워 먹는 인내심을 발휘하였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먹는 즐거움은 양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수련회의 모든 순서에 ‘사귐’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습니다. 함께 다니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먹는 순간마다 ‘사귐’의 아름다운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날마다의 삶 속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사귐’을 갖습니다. 그래서 신학자 몰트만은 성령님을 사귐의 영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서 하나님과의 진정한 사귐을 갖고, 이웃과의 사귐, 그리고 나 자신과의 사귐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수련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련회에서 경험한 그 아름다운 ‘사귐’을 삶의 현장에서 계속적으로 이끌어내어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경험하는 청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