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四旬節):하나님의 은혜를 기억 함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늘 되새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유월절 사건입니다.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신 사건이 유월절 사건을 통하여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사람들은 죽음의 기운이 넘어감으로 인하여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후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해마다 유월절을 지키며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감사드렸습니다. 후대에 가서 바벨론 포로의 참담한 기간을 겪은 유다 백성은 포로생활에서 구원해 주실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소망의 근거를 출애굽 사건에 두었습니다. 과거에 구원하신 하나님이 당시의 포로생활에서도 구원하셔서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것에 대한 희망이 기도로 표출된 것입니다. 포로생활을 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회당에 모여서 그들의 역사적 정체성과, 신앙적 정체성을 굳게 하며, 미래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은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며, 현재에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굳게 하며, 미래에 이루어질 구원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가진 공동체가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묵상하며 기억해야 할 구원의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입니다.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 위에서 보혈을 흘리시고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건은 우리 모든 믿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사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의 사건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인 것으로 믿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는 행위는 예배의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우리들이 드리는 찬양과 기도와 설교와 성만찬과 헌물과 예물을 드림 등의 모든 순서가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에 대한 기억과 연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베풀어 주신 십자가의 구원의 은총이 우리들의 기억과 감사를 통해서 현재의 은혜로 나타나는 것을 믿습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을 기억하며 묵상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경건과 참회의 마음으로 보내는 기간입니다. 또한 삼일 만에 부활하셔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의 영원한 소망이 되신 주님을 묵상하는 기간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가슴에 새기는 사순절이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