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적으로 애굽에서 탈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얼마 못 되어 먹는 문제로 하나님을 원망하였습니다. 그 때 하나님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장정만 60만 명이나 되는 이스라엘 민족을 광야에서 고기로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광야에 모인 사람들을 말씀으로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육의 양식도 제공해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광야에 모인 무리들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는 종교적인 사회였지만, 실상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었으나, 경건의 능력이 상실된 사회였습니다. 율법주의의 오랜 전승이 있었으나, 단지 인간에 의해 해석된 겉치레에 치중할 뿐이었습니다.

  그 사회와 종교가 거대한 종교적 관료주의에 둘러싸인 가운데 백성들은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굶주린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전도 사역에 지친 제자들을 쉬게 하시려고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31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신 예수님의 배려입니다. 그런데 쉬려고 하는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제자들이 쉬려고 할 때, 그들보다 더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갈급하고 굶주린 사람들이 몰려온 것입니다. 우리가 쉬려고 할 때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필요에 외면하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군중들의 배고픔을 현실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우리로서는 할 수 없으니 저 사람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보내자’(36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37절). 이 말씀은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매우 충격적인 말씀입니다. 우리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우리의 계산으로 생각하면, 주님의 말씀이 현실에 맞지 않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오늘날 교회의 사명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들의 밑바탕에 있는 영적 필요들을 향하여 봉사하는 교회가 되어야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마가복음 6:3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