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독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 말해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을 읽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는 것(reading Bible)과 성경을 기도하면서 읽는 것(praying the Bible)은 아주 다른 일입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위해서 말씀을 대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경청과 침묵으로 임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을 읽는 것을 거룩한 독서라고 말합니다.

  고대 히브리인들은 글에는 신성한 능력이 들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성경을 바른 방법으로 읽으면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관계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도 성경을 “단순한 책”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경외심을 가지고 성경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통해서 보면, 옛 사람들은 거룩한 독서의 기도를 발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을 나의 견해에 일치시키려는 생각이나 자세로 읽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경외심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읽기를 '거룩한 독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500년경에 성 베네딕트가 이탈리아에서 평민들을 모아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했었습니다. 베네딕트의 수도사들 대부분은 무식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것을 들음으로써 독서를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성경 말씀을 듣고 외운 후에, 대략 하루에 6시간 동안 그 말씀을 암송했습니다. 이러한 독서 과정의 기초는 성경이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들도 성경을 읽을 때 그러한 전제가 필요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 말씀을 통해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서 지금 성경을 읽는 사람에게 실제로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자세로, 그리고 순종하겠다는 자세로 말씀을 읽을 때, 말씀이 우리의 삶을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