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청년의 고민

  오늘 본문에 나오는 부자에 관하여 복음서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태는 그가 젊었다고 하고, 누가는 그가 관원이었다고 묘사합니다. 그러한 묘사에 근거해 볼 때, 그는 젊은 부자 관원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요, 율법도 잘 지켰다는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예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한 마디로 ‘우상과 탐심’을 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21절)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은 그 부자 관원은 재물이 많아서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떠나갔습니다(22절).

  이어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폭탄과 같은 선언을 하십니다. “얘들아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낙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24-25). 이 말씀을 들은 백성들과 제자들의 반응은 충격과 당황이었을 것입니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표현 자체도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이 말씀에 앞서 예수께서 그 부자 청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21절).

  일찍이 오리겐은 이 이야기를 “히브리인들의 복음”이라는 외경에서 발췌하여 소개했었습니다. 거기에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부자는 그 말씀을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그에게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어찌 율법과 선지서들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율법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너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보라. 수많은 네 형제들, 곧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더러운 옷을 입고, 굶주려 죽어가고 있고, 너의 집은 수많은 좋은 것으로 가득한데, 그 가운데 어느 것이 그들에게로 나가고 있는가?”

  이 이야기에서 예수께서는 그의 핵심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필요에 대하여 못 본 척 하는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자기의 생명을 내주신 예수님의 제자임을 고백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부자 청년은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외적인 상태가 예수님을 따를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조건은 그 부자 청년의 말대로 “무엇을 하여야” 충족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부자 청년의 고민하는 이야기는 오늘날 ‘하나님이냐 물질이냐’라는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는 인생의 모습입니다. (마가복음 10:17-31).